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150)
숲에서 링곤베리 따기 지난 주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나가려는데 Esko가 다가오더니 자기네 집 근처에 링곤베리가 엄청 많이 열렸다며 한번 따러 오라고 했다. 사실 링곤베리는 우리 입맛에 그리 맞는 음식은 아니지만 아이들, 특히 숲을 좋아하는 첫째 까르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가겠다고 했다. 그리고 월요일, 비가 안오는 날씨를 골라 Esko네 집을 방문하였다. 아직 숲에서는 잘 걷지 못하는 둘째는 아내와 함께 Esko네 집에 남기로 하고 나는 첫째아이를 데리고 그의 집에서 5km 떨어진 숲으로 베리를 따러 갔다. 예상대로 첫째 까르는 베리따는 놀이(?)를 엄청 좋아했다. 나도 핀란드에 온지 벌써 6년이나 되었지만 이렇게 본격적으로 베리를 따보는 건 처음이라 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베리따기는 간단했다. 위에 그림처럼 갈..
손가락 빨던 아이 까르는 '베이비 위스퍼 식' 수면 교육이 아주 잘 된 케이스다. 생후 4개월 이후부터 시작했고 덕분에 꾸준히 낮잠, 밤잠을 다 잘 잤다. 한 가지 습관이 있었다면 엄지 손가락을 빠는 것이었다. 특히 잠들기 전, 중간에 깼을때, 아침에 잠깰때 주로 빨았고, 돌 전까지는 놀때도 수시로 손가락을 빨곤 했다. 살짝 걱정이 되긴 했지만 검색해보니 어린 아이들에게 흔히 있는 습관이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없어진다고했다. 다행히 놀 때는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거나 빨지 말라고 이야기 하면서 빼주니 금새 빨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잘때 빠는 습관은 시간이 지나도 고쳐지질 않았다. 오히려 더 심해졌다. 작정하고 버릇을 고쳐야 할 것 같다고 느낀 것은 까르가 만 2살이 조금 지나서였다. 오른쪽 엄지 손가락 마디가 팅..
그렇게 점점 "우리 집"이 되어간다 핀란드에서의 삶은 내가 전에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 (혹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이 가끔 핀란드와 한국에서의 삶이 어떻게 다르냐고 물어보면 "한국보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훨씬 많아... 그래서 너무 힘들어"라고 농담을 하곤 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다는 건 다른 말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집이 주는 의미와 가치는 한국에서 보다 훨씬 더 크게 다가온다. 처음 핀란드에 왔을 때 "왜 이곳 사람들은 이렇게 집을 예쁘게 꾸밀까" 하고 궁금해하곤 했었는데 살다보니 그 이유를 점점 알게 되는 것 같다. 요즘은 특히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다보니 집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는데 그 고민의 대부분은 "..
모유수유 대장정 2 - 혼합, 완모 지난 글에 이어 둘째 꿀비는 우여곡절 끝에 자연분만으로 태어났고 태어나자마자 내 품에서 젖을 물릴 수 있었다. 첫째때 모유수유로 너무 고생을 했으나 다행히 그 경험으로 수유자세와 젖 물리는 것은 어렵거나 힘들지 않았다. 그래서 둘째는 초기에 젖량 늘리는것에 집중 하기로 했다. 첫째때는 병원에 있는 7일 동안 남편과 밤낮을 함께하며 아이를 돌보았는데 꿀비때는 내가 5일동안 혼자 꿀비를 먹이고 재우고, 남편은 집에서 까르를 먹이고 재우고. 하지만 이번에도 모유수유는 쉽지 않았다. 어김없이 이틀만에 유두가 균열되서 피까지 나게되니 물리는게 고통스러웠고 힘들었다. 그런데다 꿀비가 저혈당이 있었어서 많이 먹여야 했기 때문에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모유수유를 한 후에 보충을 해줘야만 했다. 감사히도 5일만에 꿀비는 ..
모유수유 대장정 1 - 혼합, 완분 오늘은 꿀비가 만으로 1년이 되는 날이다. 내일은 첫 돌! 애들 재우고 나는 오랜만에 블로깅, 남편은 백설기 케익을 준비하고 있다. ㅎㅎㅎ 어제 그리고 오늘, 저녁에 꿀비 젖을 먹이는데 괜히 눈물이 글썽글썽거렸다. 1년 열심히 모유수유를 한 끝에 이제 단유할 생각을 하다보니 만감이 교차해서 그런가 보다. 나에게 모유수유는 나 스스로 정말 정말 대견한 일이다. 순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신, 출산, 그리고 육아를 하면서 나에게 가장 힘들었던 것 세가지는 입덧, 자연분만, 모유수유다. 순서를 매기라면 모유수유 > 입덧> 자연분만. 출산과 입덧이 힘들고 고되다는 것은 아주 어렸을때부터 사람들에게 들어와서 알겠는데 모유수유가 어렵다는 말은 단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왜지*100000000? 나중에 모유..
4주간 강제 재택근무 오늘 저녁 아홉시경 학교에서 이메일이 날아왔다. 이번주 수요일 (3월 18일)부터 부활절 휴일(4월 13일)까지 휴교를 한다는 통보였다. 몇시간 전 코로나 관련 긴급정책 브리핑이 YLE공영방송에서 있었는데 (https://yle.fi/uutiset/3-11260395) 거기서 발표한 결정에 대한 통보인 것 같다. 기사에 의하면 우리 대학교 뿐만 아니라 전국의 초중고 대학교가 일제히 4주간 문을 닫는다. 문은 닫지만 수업이 없는 것은 아니고 가능하면 online 이나 independent learnining 으로 대체해야 한다. 다행히 나는 이번학기 가르치는 수업이 없어서 별 영향을 안받고 있지만 티칭이 많은 교수들은 이리저리 분주한 모양이다. 다만 어린이집은 계속해서 운영을 하고 부모가 의료계통에 종사하..
요엔수도 코로나19 시작 오늘부로 요엔수가 속해있는 북까렐리아 지역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생겼다. (https://www.karjalainen.fi/uutiset/uutis-alueet/maakunta/item/244717) 우리가 사는 동네에서 약 50km 떨어진 오또꿈뿌라는 동네의 교사가 이탈리아로 지난 주 여행을 갔다오면서 걸렸다고 한다. (https://www.karjalainen.fi/uutiset/uutis-alueet/maakunta/item/244721) 지난 주는 핀란드 동부에있는 학교들이 일주일간 스키방학을 했었는데 그때 이탈리아로 가족여행을 갔다가 감염이 되었다. 해당 교사는 다행히 아직 학교로 출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검사 후 확진판정을 받았으며 증상은 양호해서 집에서 자가격리하면서 상태를 지켜본다고 한..
첫째아들, 드디어 빠이바꼬띠에 다니다 첫째 까르가 지난 달 (1월)에 세살이 되었다. 드디어 빠이바꼬띠 (핀란드어로 유치원)에 갈 시기가 된 것이다! 원래는 지난 여름 아이가 30개월 쯤 되었을 때 한번 보내볼까 생각도 했었지만 아이의 한국어 구사능력이 아직 많이 발달되지 않아서 조금 더 미루기로 아내와 함께 결정 했었다. 그렇게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아이가 2살에서 2살 반 사이에 다리를 몇번 절어 병원을 간 적이있었는데 어디가 아픈지 왜 아픈지에 대한 설명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답답하고 속상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행여 빠이바꼬띠에서 무슨 안좋은 일을 당했을 때 아이가 상황을 잘 설명을 하지 못하면 여러가지로 많이 불편해 질 수도 있을 것이라 판단했었다. 다행히 32개월 쯤 되었을 때 아이의 한국어 실력이 눈에 띠게 늘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