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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보기/핀란드 육아

첫째아들, 드디어 빠이바꼬띠에 다니다

첫째 까르가 지난 달 (1월)에 세살이 되었다. 드디어 빠이바꼬띠 (핀란드어로 유치원)에 갈 시기가 된 것이다! 원래는 지난 여름 아이가 30개월 쯤 되었을 때 한번 보내볼까 생각도 했었지만 아이의 한국어 구사능력이 아직 많이 발달되지 않아서 조금 더 미루기로 아내와 함께 결정 했었다. 그렇게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아이가 2살에서 2살 반 사이에 다리를 몇번 절어 병원을 간 적이있었는데 어디가 아픈지 왜 아픈지에 대한 설명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답답하고 속상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행여 빠이바꼬띠에서 무슨 안좋은 일을 당했을 때 아이가 상황을 잘 설명을 하지 못하면 여러가지로 많이 불편해 질 수도 있을 것이라 판단했었다.

 

다행히 32개월 쯤 되었을 때 아이의 한국어 실력이 눈에 띠게 늘었고 지금은 어느정도 상황설명(원인과 결과)을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서 조금은 마음을 놓고 아이를 빠이바꼬띠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핀란드에서는 일반적으로 3세 이상의 아이를 빠이바꼬띠에 하루 8시간 보낼 수 있다. 하지만 부모 중 한명이 집에 있는 경우 그 절반인 4시간 이하만 보내게 되어있다. (이 법은 8월부터 변경되어서 부모 한 사람이 집에 있어도 8시간을 다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절반만 보낸는 것은 아이들의 교육평등에 위반된다고 해서 새로 집권한 총리 및 정부가 해당 법안을 변경했다고 한다.) 그래서 현재 까르는 오전에만 빠이바꼬띠에 가고 있는데 등교는 출근을 하는 나와 7시 30뿐 쯤하고 하교는 엄마와 함께 11시 30분쯤 하고 있다.

 

물론 여느 아이들 처럼 처음 등교는 쉽지 않았다. 빠이바꼬띠에 간 처음 이틀, 아이는 울면서 안떨어지려고 나에게 매달렸고 아이를 진정시키느라 한시간 가량 빠이바꼬띠에 머물러 있다가 출근을 했었다. 하지만 그래봐야 헤어질 때 우는 건 마찬가지. 그리고 선생님들 말에 의하면 내가 가고나서 5분도 안되서 울음을 그치고 잘 놀았다고 했다. 그래서 삼일째부터는 울던 말던 선생님 손에 맡기고 나왔는데 역시 몇분 안되서 울음을 그치고 잘 놀았다고 선생님께서 문자를 보내주셨다. 그렇게 한 주 정도 지나자 이제는 웃으면서 잘가라고 나를 배웅해 준다. 그리고 오히려 엄마가 오후에 데리러 오면 집에 가기 싫다고...

 

아무튼 아이가 생각보다 빨리 빠이바꼬띠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물론 앞으로 몇 주 정도는 또 울다말다 할 수도 있겠지만 빠이바꼬띠 선생님들이 아이를 잘 챙겨주고 계시고 또 아이도 선생님과 친구들을 점점 좋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별일 없이 잘 지내리라 믿는다.

 

아들...언어도 낯설고 얼굴도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잘 적응해 줘서 고마워!

매일 매일 안전하게 잘 놀다 올수 있도록 기도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