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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보기/핀란드 육아

핀란드에서의 출산 2 - 둘째 꿀비편 (자연분만)

남편이 지난번핀란드에서의 출산 1 - 제왕절개편 제목을 보더니 제왕절개를 번은 사람인 같다며... 아랑곳 하지 않고 이번에도 제목은 자연분만편 (자연분만 한번해봤어요;;).

 

둘째를 임신을 했을때 네우볼라(neuvola 임신 기간동안 임산부의 건강관리를 주는 ) 나의 전담 간호사가 출산때 특별히 바라는 것이 있냐고 물어봤다. 가능하면 자연분만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

 

 

-브이백 가능한가요?-

 

우리나라에서는 제왕절개로 아기를 낳은 다음에 자연분만으로 출산하는 경우를 브이백이라고 하는 같다. 네이버 지식백과 브이백(VBAC)이란 영어 “Vaginal Birth After Cesarean section” 약자로, 제왕절개(Cesarean section) (After) 질을 통한 분만(Vaginal Birth) 의미한다고.

 

첫째때 너무 무지하게 아기를 낳고, 육아를 시작해 고생한 기억이 나서 이번에는 공부좀 해야지 하고 검색을 해봤다. 여러 블로그 글을 봤더니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병원에서 브이백을 해주지는(..?) 않는다고 한다. 절개했던 자궁부분이 파열될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산모에게 위험을 알려주고 무슨 확약서(..?) 사인도 한다고 한다. ‘이래도 감당하시겠습니까?’ 같은 건가?

 

블로그 글들을 읽은 조금 겁도 나고 걱정이 되서 내 담당 간호사에게 브이백이라는 말은 들어봤냐..? 위험하진 않냐..? 확인서에 사인같은거 해야하냐..?등등 블로그에서 읽은 정보들을 물어봤더니 브이백이라는 특별한 용어를 모르고, 확인서 같은거 없고, 위험하지 않고 대부분이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수술을 했더라도 자연분만을 시도한다고 했다. 수술 2번까지는 자연분만을 시도할 있고 수술 세번 후에는 자연분만이 안된다고... (애를 몇명 낳으라는겨..?)

 

한국에서는 브이백이 위험하거나 실패하는 여러 이유중 가지가 산모의 나이와 예전에 제왕절개를 이유를 든다. 나이가 많으면 위험하고 전에 제왕절개를 이유가 출산 진통이 멈춰서 수술을 경우라고 한다. 나는 둘다 해당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인같기도 하고...

 

하지만 이곳에서는 여느 출산 준비와 마찬가지로 나의 상태가 가장 중요할 뿐이었다. 다만 지난번에 수술을 했었기 때문에 초음파로 한번 보면서 자궁을 살피고 아기가 과체중인지 아닌지 살폈을 다른 진료는 없었다.

 

 

-험난한 출산과정-

 

예정일 보다 2 빠른 새벽에 진통이 오기 시작했고 규칙적인 진통이 올때쯤 남편을 깨웠다. 한국에서 오기로 한 엄마와 언니가 첫째를 봐줄 계획이었는데 그들이 오려면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었다. 그래서 남편은 이런 상황이 혹시나 오면 까르를 봐달라고 부탁할 지인에게 연락을 해 놓았. 일단 까르를 깨워서 병원에 준비를 한 것이 아침 7시였다. 진통을 좀더 참고 가려고 했는데 양수가 터져서 병원에 전화를 해놓고 병원으로 출발했다. 

 

진통이 심해져서 서있기 조차 너무 힘들었다. 병원에 도착해 4센치가 열린 것을 확인 무통주사를 맞았다. 첫째때 혹시 무통주사 때문에 수술을 하게 된걸까 라는 근거 없는 생각에 무통주사를 맞을까 남편과 전에 이야기를 했었는데... 무통주사의 효과를 본 경험으로  고통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빨리 주사 달라고... ㅠㅠ 

 

시간 정도 후에 7센치까지 열렸는데 이때부터 수축의 강도가 현저히 낮아지기 시작했고 꿀비의 심박도 정상수치 이상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몸이 으슬으슬 해지면서 아니..이거 뭐야.. 까르때도 이랬는데..ㅠㅠ  수술해야 하는 건가...? 하고 마음이 싱숭생숭해졌다.

 

자궁문이 천천히 열리고는 있었지만 진행이 너무 느려서 수술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하지만 의료진은 계속해서 기다려 주었고 세시간만에 1센치, 그리고 4시간 반만에 마침내 2센치가 열리면서 다행히(..?), 드디어 분만을 시작하게 되었다.

 

먼저 조산사가 푸쉬하는 방법을 알려주었고 남편도 어떻게 숨을 들이쉬고 힘을 주는지 구체적으로 알려 주었다. 아기 몇명 낳아본 사람처럼...;;;

 

 

-드디어 꿀비 탄생!-

 

Long story short, 본격적으로 의사, 간호사 2, 조무사 2명이 분만실에 들어와 출산을 돕기 시작했다. 분만시작 2시간 만에 꿀비가 나왔다. 뭔가 신기한 기분이었다. 체력이 바닥날때 즈음에 꿀비가 나왔고 순간 여러감정이 섞여 눈물이 나왔다. 남편이 울면 회복이 느리다며 울지 말라고 했다. 당췌 아기 낳아본 거야? (남편도 공부 좀 했나보다...)

 

출산 예정일 한달  초음파에서 꿀비는  3키로가 나왔다. 더군다나 예정일보다 2주나 빨리 나오니 자연분만하기에 너무 크지 않은 무게라 다행이다 생각했다. ! 근데 이게 왠일! 꿀비는 3.9 넘는 우량아였으며 3.8이었던 첫째 까르보다   신생아였던 것이다. 뭐지..? 2주 사이에 1키로 가량이 늘은건가요...? 아니면 2주 전에 잘못 쟀던가...작은 아기라 괜찮다고 스스로 되뇌이며 푸쉬했는데 ... 아기라는  알았더라면  스스로 포기 하지 않았을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닿게  순간...@@

 

 

-제왕절개 vs. 자연분만?-

 

브이백을 경험한 엄마들이 두 가지의 출산을 비교하는 후기를 많이 남기는데 대부분이 자연분만이 좋았고 선택할 수 있다면 자연분만을 선택하겠다고 했다. 나의 경험으로 비교해 보았을때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으로) 자연분만이 더 힘들었다. 마음이 좀 편했던 것 말고는 분만과정, 출산후회복 등 자연분만이 제왕절개때보다 육체적인 고생을 더 많이 한 것 같다. 자연분만으로 아기가 순풍 잘 나왔으면 더 없이 좋았으련만 그렇게 순조로운 출산이 얼마나 있을까? 게다가 출산 당일 분만 후에는 기립성 저혈압으로 (난생처음)기절경험까지 했다.

 

글쎄... 둘 중에 선택하라면? 자연분만을 시도하되 수술해야 할 상황이 생긴다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넙죽) 수술을 받아들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