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순간!

결혼한지 4년 반만에 아기가 생겼다!!

핀란드 온지는 1년 반.

막생 후 한달이 지난 후 임테기 체크를 했더니 두 줄이 나왔다.

예전에 한국에 잠깐 들어갔을때 다이소에서 이것저것 구매했는데

싼(얼마인지 정확히 기억이 안남) 임테기가 있어서 혹시나 하고 사왔던 게 있었다.

처음엔 믿기지도 않았고 다이소 제품을 사용해서 

확실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흥분된 마음을 가라 앉히고 

병원에서 정확하게 체크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남편이 인터넷으로 집 가까운 곳의 임신 체크를 할 수 있는 병원을 찾았고

방문하기 전에 예약을 해야 해서 다음날 전화를 했다.

인터넷에서 주는 정보로는 12시-1시 사이가 전화 상담을 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해서

그 때 전화했는데 핀란드어로 자동메세지가 짧게 나왔다.

뭐라고 하는건지.... 삐 소리가 난 후에 메세지를 남기는 건지 뭔지...

몇번 전화했고 똑같은 메세지가 반복되서 메세지를 남겼다가 또 전화도 했다가

모르겠다..하고 내일 다시 전화해야겠다 했다.

그날 오후에 전화가 걸려왔다.

'아까 health center에 전화했었는데 거기니?'

'맞아, 뭘 도와줄까?'

'임테기 체크했는데 두 줄 나왔어. 그래서 병원가서 정확하게 체크하고 싶은데.'

'막생이 언제니?'

'4월 13일'

'아 그래? 5주 됐네! 축하해.'

'앵? 확실할까? 병원에서 정확하게 체크해 봐야 하는 거 아니야?'

'임테기 두줄 나오면 확실한거야. 다시 약국가서 임테기 사서 체크해 보던가. 핀란드에서는 9주째에 첫 초음파를 시작해.'

'.....아... 그렇구나. 그래도 난 활실히 병원가서 체크해 보고 싶은데 그건 안되는 거니?'

'어. 그럴 필요 없어. 9주 되는 날짜 예약 잡아 줄테니까 그때 와.'

'그래. 고마워. 안녕'

어리벙벙 했다.

한국에서는 임테기 체크 하고 바로 병원가서 피검사 같은거 해서 알아봐주는 것 같은데..

괜히 확실한 거 아닌데 김칫국 마시는 것도 그렇고

임신이라면 몸을 조심해야 할 것 같은데.. 아니면... 쩝...

두달 후에 가봐야 하다니.. 뭐 어쩌겠누.. 기다려야지..

그렇게 기다리던 중 얼마 안 지나서 약간의 하혈이 있었다.

걱정이 되기도 해서 전화했더니 

'임신 초기에 흔히 있는 일이긴 한데 걱정이 된다면 초음파를 예약해 줄께'

그리하여 우리는 6주 정도쯤에 초음파를 확인하러 갔고

임신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다행히 하혈이 있었던 것은 뭉쳐 있던 피가 나온것이라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4년이 넘도록 아기가 안생겼던 것도 신기하고

4년 반 만에 아기가 생긴것도 신기했다.

더군다나 이번 학기 모든 수업은 5월 중순에 마무리가 됐고 

나의 임신은 딱! 방학에 맞추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기다리던 아기가 시기 적절하게 생긴게 감사했다.

곧 나에게 닥칠 시련은 생각지도 못하고.....

To be continued...

PS. 핀란드에서는 병원의 업무가 분업화 되어 있는데 Health center (Neuvola)라는 공공기관이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보건소 같은 곳이라고 해야 하나..? 이 곳에서는 환자를 상담하는 곳이다. 의사들도 물론 있지만 간호사들이 기본적으로 상담으로 시작해서 병원을 가서 치료할 것인지, 약을 먹을 것인지, 간단한 치료를 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병원을 가야 할 일이 있다면 예약도 이곳에서 이루어 진다. 이 곳에는 임산부 상담소가 따로 있다. 나의 담당 간호사가 있고 한,두달에 한번정도 예약이 잡힌다. 내 간호사는 내가 받아야 할 검사들을 나누어서 이곳에서 하는 검사, 병원에서 하는 검사 등등 나누고 나의 모든 정보들을 관리한다. 그 정보들은 나의 승인에 따라 병원, 약국등에서 공유가 된다. 그래서 산모 수첩만 있으면 핀란드 어느 병원에 가든지 정보를 따로 이야기 할 필요가 없다.

병원은 아주 한산하다. 예약을 받아서 환자들을 받기 때문에 직접 가서 줄을 서거나 기다리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임산부로서 병원은 보통 정밀한 피검사와 소변검사를 하거나, 초음파를 볼때 가게 된다. 그리고 출산 할때. 그 외에 특별한 검진이 있을 때 가게 된다.

다이소 임테기 의심해서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