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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보기/핀란드 육아

육아 = 아이템?


까르 100일때 한국에 다녀왔다. 

까르와 한국 다녀오면서 비행기에서만 힘든건 아니었다.

(100일 아기와 비행기 타기)


5월에 3주 한국에서 머무는 동안, 

일교차 심한 날씨,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에 까르가 많이 힘들어 했다. 

태어나서 처음이었던 거지..

핀란드의 영하 20도에도 안 걸렸던 감기를 한국가서 걸려버렸다. 

일주일 콧물, 기침때문에방콕;;;


그 뿐 아니라 친정과 시댁을 오가며 지내다 보니

(다행히 양가가 가까움. 차로 20분)

트렁크 3개+여러개의 조만조만한 짐들과 유모차를 여러번 옮기면서

여기다, 저기다 깜빡하고 놔두고 오는게 생기니 불편했다.



물론, 가족들이 도와주셔서 잠시 볼일도 보러 나갔다 올 수도 있었고

조금 더 자고 쉴수도 있었지만

죄송스러워 마냥 편하지만은 않았다.

왜냐면 까르가 특별히 하루 일과가 정해지지도 않았고

낮잠 재우는 게 힘들었으며

까르는 상당히 무거웠기 때문이다.


저녁에 자는 것도 쉽지 않았다.

다른 환경에서 지내는게 어른인 우리에게도 힘든데

어린 까르는 오죽했을까.





하지만!!!

이런 고생에도 불구하고 이번 한국행이 

좋은 점도 물론 많았다. 그것은 바로 육아용품의 발견!

사실은 이게 메인인데 시작이 너무 신파(..?)스러웠다...;;;;


형님네 조카가 쓰던 아기 용품 중에 

우리에게 주려고 괜찮은 것들은 안버리고 많이 보관하고 계셨다. 

막내가 만 3세가 되도록... 

우리 아이가 언제 생길줄 아시고..ㅠㅠ 

막연하게 가지고 계셨다니..자리도 많이 차지하고 있었을텐데.. 

감사해용~


큼직하게 점퍼루, 립프로그 등등 탐나는 것들이 많았고

자잘하게 옷부터 시작해서 천책, 동요책, 성경이야기 책, 노래 공, 장난감, 치발기, 등등

유용해 보이는 것들이 많았다.

우리는 그런 것들이 있는줄도 몰랐다.


핀란드에서 우리가 알고 지내는 몇 가정이 있는데

아이가 있는 가정으로는

애 둘 있는 일본, 중국가정, 마다가스카 가정, 핀란드 남편 스리랑카 부인 가정이다.


일본가족과 중국가족은 둘다 석사하러 온 부부이고 아이가 둘씩 있는데

당연히 육아템들이 많을리가 없다. 

본국에는 있었을 지언정 가져올 수 없었을 뿐더러

이곳 상황이 경제적으로 빠듯했으며

집도 작아서 부대끼며 살기 바쁜(..?) 상황이었다.


부부가 둘다 펀딩박사인 마다가스카 가정과 

핀란드 남편 스리랑카 부인가정은 경제적으로 조금 넉넉했지만

그 집들에 방문 했을때 특별히 육아템들은 많지 않았다.

자잘한 장난감 정도.


그러다가 한국 형님네 가서 진기명기(..?)한 육아용품들을 보니

우리가 쌩몸으로 까르와 놀아주며 

육중한 아이와 놀다 지친 지난날들이 파노라마처럼 뇌리에 스쳐지나갔다.


한국에 있는 동안 점퍼루 설치해서 태워봤는데 까르 완전 신났다! 

까르야, 너에게도 신세계구나.

그동안 엄마아빠의 지친 모습들이 생각나지??

점퍼루는 지치지 않고 너와 놀아줄거야~



수화물 하나 추가해서 이민가방에 점퍼루와 립프록 및 

이것저것을 꾸역꾸역 넣어서 무게 채워 핀란드로 가져왔다.


큰 방을 아기 놀이방으로 바꾸고, 

핀란드 온라인 쇼핑몰에서 새로 산 퍼즐놀이매트 깔고,

놀이기구들을 설치하고, 장난감들과 책을 놔두었다.

아 뿌듯해~ 이제 까르와 노는게 조금 편해질까?



막상 한국에서처럼 점퍼루를 잘타진 않았다.

호기심이 왕성해지고 손근육이 발달해서인지

점핑하기보다는 장난감들을 관찰하는 것에 몰두하고 있다.



그래도 있어서 넘 다행이다. 

다른 장난감들도 까르가 자라면서 발달에 맞게 가지고 놀겠지.







물론 육아템에 모든걸 맡길 순 없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

한편으로는 소리가 많이 나고 휘향찬란한 것들에만

휘둘리다보면 까르가 빨리 지겨워하고 피곤해 하는 것도 같다.

하지만 적당히 사용하면 쌩몸으로 놀아주는것과 콤비로 유용하다.


까르가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고민했던 것은

이유식 마스터기를 살까 말까였다.

가격대가 좀 있고 인터넷에 필요없다는 사람도 많아서다.

하지만 큰 맘 먹고 샀는데 좋다!

이유식 만드는게 기다려 질 정도.

잘먹는 까르 보는것도 기분좋고.






두서 없는 포스팅이 되긴 했지만

한국 다녀오면서 느낀 것은 

한국 사람들이 육아템에 밝다는 것이다.

대여하는 곳도 있고 중고매매도 활발한 것 같다.


핀란드 중고매매에서는 아기 옷은 많이 파는데

그 밖에 것들은 닳고 닳은 것들이 많고 필요한 것도 찾기 힘들다.


아기 키우면서 육아 용품들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면에서 핀란드에서 사는게 살짝 아쉽긴 하지만

육아용품에 매달리기 시작하면 끝도 없겠지.

적당히 지금 있는 것에 만족하면서 살자!

부러우면 지는 거야! 

(나 오바하는거 같은데...?)


까르는 어찌됐든 잘 자라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