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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00일 아기와 비행기 타기




까르가 50일 정도 됐을까? 

Finnair에서 한국행 티켓 프로모션 발견! 



100일쯤 됐을때 한국에 들어가서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까르를 보여드리면 정말 좋겠다!!

그런데..까르가 비행기 타기 너무 어리지 않을까..?

그때쯤 되면 까르가 많이 자라겠지~

티켓 구매 완료!*~


But, 까르가 생각보다 빨리(..?) 자라지 않았다.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앉기는 커녕 고개도 못 가누고,

잠도 짧게 자고... 잘 깨고...


그때부터 인터넷 폭풍 검색하기 시작했다.

요맘때 애기 데리고 비행기 탄 사연들을.

별일 없었다는 사람도 있는 반면 

진짜 힘들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런 글들 밑에

민폐라며 애기 데리고 비행기 타지 말라고...

댓글들이 주루룩.....


괜히 어린아기 데리고 고생시키는 거 아닌가 

후회가 밀려오기도 했다. 

우린 너무 무식해서 용감했어..


하지만 어쩔수 없었다. 이미 티켓은 구매했으니.

여러가지 노하우들을 검색했다.


우리는 이번 여행에 비행기를 총 네번 타야 했다.

갈때 1시간 비행, 5시간 대기, 9시간 비행.

올때 9시간 비행, 3시간 대기, 1시간 비행.


한국 가는 날,

수화물을 부치고**

요엔수에서 헬싱키까지 한시간 비행을 위해

작은 비행기에 올라탔다.



이륙할때 바로 젖병을 물렸다.

다행히 아이는 열심히 빨면서 귀가 먹먹해지는 구간을

무탈히 지나게 됐고

적당히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착륙할때 젖을 물렸더니

잠이 스르륵 들었다.

휴~ 1차 성공! 이 정도 쯤이야!! 할만 하군!!







헬싱키 공항에서 5시간 대기.

스타벅스에 자리를 잡고 남편과 번갈아 가면서

아기띠 매고 면세점 여기저기 구경다녔다.

비행시간이 다가와서 스타벅스를 뜰때쯤

남자 애 3명을 데리고 있는 일본인 부부 발견.

대.다.나.다. 막내 아기는 앉는 정도.

여보, 우리 힘내자! 저 가족을 봐.


비행기에 탑승해서 자리에 앉았는데

까르가 찡얼데기 시작.

이륙하기 전까지 버티다가

이륙 시작할때 젖병을 물렸다.

아 근데... 활주로 까지 가기까지가 100만년!

이륙도 하기 전에 젖병이 다 비워져 가는데..

까르 귀아프면 안된다는 생각에 

물을 채워서 물렸다.

까르는 여태까지 물을 마셔본적이 없었다!

제발...

다행히 까르는 눈이 똥그래져서 물을 잘 마셨다.

휴.. 이륙성공.


승무원들이 베시넷***을 설치해주었다.

다행히 밤 시간대라서 까르가 잘 잤다.



베시넷에서 자다, 아빠품에서 자다, 엄마품에서 자고,

애가 울어서 민폐끼칠까봐 까르가 조금만 찡찡 거리면

바로 일어나서 안기를 반복.

베시넷에서 잘자고 있던 애기 예쁘다며 만져서 애기 깨운 아주머니!

진짜 그러지 맙시다. ㅠㅠ 아..진짜 욕나올뻔..

승무원들이 아기 예쁘다, 아기가 순하다, 안울고 잘왔다,

하는 이야기가 안들려요...@@


한국 도착.

아...힘들다...


핀란드 오는 날,

아침에 비행기 타서 까르의 활동 시간 내내 

비행기에 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한마디로, 마의 구간이었다!


예상한대로 까르는 에너지가 넘쳤고,

앉기만 하면 짜증을 있는데로 부렸다.

더군다나 한국에서 처음 접한 점퍼루의 여파로

흥분하면 소리를 지르는 신공을 보이기까지 했다.


남편은 아기띠를 매고 기내를 왔다갔다 했으며

잠이 들면 베시넷에 잠깐 눕혔다가 

베시넷이 작아서 조금만 꿈틀 거리면

부딪혀서 깨곤 해서 거의 그냥 안고 재웠다.



기내에서 아기 달래느라 

힘들게 아기띠 매고 분주하게 다니는데

어떤 아주머니는 아기 다리에 피가 안통한다..

아기가 어린데 비행기를 탔냐... 

아기가 고생이다...

..하....정말 도움이 하나도 안되는 이야기들..


기내식도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정신없이 먹었고 (다행히 까르는 우리가 먹을때는 잤다.)

까르가 울어서 승객들한테 민폐를 끼칠까봐

조마조마, 아둥바둥 하는 사이

헬싱키 도착.

아.... 힘들다.....


이제 마지막 한시간 비행이 남았다.

까르는 아직도 에너지 파이팅한 상황.

비행기에 탑승했는데 비행 시작 하기까지 100만년.

좁은 공간에 20여분을 운행하지 않은채 앉아 있었다.

에어컨도 안나오고 (5월 말)

방송도 안나오고 마냥 기다리는데

까르가 가만있을리가 없었다.

할수 없이 이륙하기 전에 젖병을 물렸다.

다 먹고 난 후에도 한참을 있다가 이륙을 했다.


조그만 비행기라서 어디 있을 곳도 없었다.

아이가 울기 시작했다.

젖도, 젖병도 거부하고, 있는 힘껏 울기 시작했다.

남편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아이를 흔들고 달랬다.

(비행기가 쪼만해서 저렇게 서서 흔들면

비행기가 흔들리진 않겠지..?;;;; 별걱정..)

조금 잤는지 뒷쪽 게이트쪽에 착륙전 까지 아이를 들고

있던 남편.. ㅠㅠ 고생많았지??? 아.. 안쓰럽다..


요엔수 도착. 까리나 목사님이 우리 픽업을 와주셨다.

여행 어땠니??

.... 잠시 침묵. 

어쩌고 힘들고, 저쩌고 힘들고, 그래서 힘들었어.


집 도착.

아.... 죽겄다....


결론,

아기 데리고 비행기 타지 말자.

피마른다.

까르가 걷고, 말하고, 잘 놀고, 잘 잘때까지 

비행기 여행은 사요나라~








* 24개월 미만의 아이는 성인 비행기 가격의 10분의 1. 유류할증료와 세금이 제외된다. 그래서 거의 24유로 정도.

** 유아를 동반할때는 23키로 가방, 카시트, 유모차를 무료로 수화물로 부칠수 있다. (Finnair)

*** 티켓팅 시 베시넷 설치 가능 자리 우선 예약. 약간의 추가금액 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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