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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보기/핀란드 일상생활

핀란드에서 중고차 구매하기

핀란드 뚜벅이 생활 만 2년만에 드디어 중고차를 구매하였다.


우리가 사는 곳이 시내와 가까운 곳이고 자전거로 등하교가 가능했기 때문에 대부분 자전거로 생활하였었다.

(우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전거로만 생활한다. 단, 가족이 함께 온 경우는 예외)


집앞에서 버스가 있기는 했지만 겨우 5km 가는데 3.3 유로(약 4천원)나 내고 타야했기에

날씨가 너무 춥거나 궂은 날을 제외하고는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그러나 드디어 우리에게도 차를 사야하는 핑계(?)가 생겼고

한달여의 고심끝에 생애 첫 외제차(?)를 구매하게 되었다. ㅎㅎㅎ


다만 우리의 핀란드 생활이 짧으면 1년 안에 끝날 수도 있는 상황이기에

1년 후에도 적당한 가격에 팔릴 수 있는 차를 고르는 것이 목표였다.


핀란드의 중고차 구매의 첫걸음은 www.nettiauto.com

우리나라로 치며 sk엔카 정도의 사이트이다.

이 사이트에 가장 많은 중고매물이 올라와있고

이곳외에도 www.tori.fi, www.ooyyo.com 에도 비슷한 매물들이 올라와있다.


차량을 고르는 방법은 우리나라와 유사하다.

마일리지, 년식, 시세, 사고유무, 정비유무 등등


차를 고르고 나면 전문딜러에게 구입할지 개인에게 구입할지 결정해야 한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데 단순하게 보면,

개인에게 구입하면 더 저렴하다는 것

딜러에게 구입하면 더 안전하다는 것 (3-6개월 보장)


하지만 우리가 개인과 딜러 모두를 상대해 본 결과

흥정할 수 있는 가격의 폭은 모두가 비슷했고

핀란드어가 안되면 개인과 접촉하기도 힘들뿐 더러

가격흥정도 쉽지 않았다.


한 예로

처음에 개인들에게 문자메세지를 영어로 보냈는데

아무도 답장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아는 핀란드어로 다시 문자를 보냈는데

역시 아무도 답장을 하지 않았다.


답답해진 나는 핀란드 친구에게 작문을 부탁했는데

내용은 이랬다.

"나는 한국에서 온 유학생입니다. 

당신의 차에 관심이 있는데 혹시 영어를 하실 줄 아시나요? 

저에게는 핀란드 친구가 있어서 통역을 해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완벽한 핀란드어로 문자를 보내자 절반이상 답변을 보냈다.

그리고 모든 답변은 자기가 영어를 잘 못하니 꼭 핀란드인 친구를 데려오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핀란드 사람들이 영어를 사용할 줄은 알지만 일하는데서 영어를 사용하는 건 겁내하는 느낌이다.)


그렇게 연락이 되서 차를 보러가면 판매하는 분들이 영어를 조금씩은 다 하시지만

일부러 핀란드어만을 사용하신다.

그러면 나는 핀란드인 친구를 통해서 차정보를 듣고 가격을 협상해야 하는데 

한다리 건너다 보니 조금 불편했다.


몇번의 개인과의 접촉 끝에 더이상 핀란드 친구의 시간을 뺏기도 미안하고

가격차이도 많이 나지않는 것 같아

그냥 딜러를 통해서 차를 구매하기로 했다.


우리가 만난 딜러들 역시 영어를 잘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차를 팔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영어를 구사했고

필요하면 구글링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한달여의 고민 끝에 적정한 가격과 년식의 포드차를 구매하였다.


짧은 경험을 통해 획득(?)한 핀란드에서 중고차 구매팁을 몇가지 이야기하자면


1. 적극적으로 가격흥정을 할 것 

핀란드 중고차 시장이 한국보다는 조금 더 투명한 듯 하다. 대부분의 차량이 사고가 없고 정비내역을 자세히 기록한 차들이 대부분이고 온라인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차량 히스토리들도 많다. 그래서 중고딜러들이 제시하는 가격이 한국보다는 조금 더 믿을만 하지만, 이분들 역시 장사를 하시는 분들이기에 흥정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내 경험으로는 10% 내외에서 흥정을 하는 것이 적당하고 대부분 그 가격대까지는 받아들인다.


2. 중요한 정비내역을 확인할 것

중고차를 사면 무조건 정비하는데 돈이 들어가게되어있다. 그러나 최근에 정비한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면 가격흥정의 폭이 높아질 수 있고 추후 들어갈 비용을 세이브할 수 있다. 타이밍벨트, 베터리, 타이어(여름/겨울), 엔진오일, 기존 오너의 수는 꼭 확인할 것. 우리도 윈터타이어가 노후된 덕(?)에 어느정도 더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3. 세금 및 보험료를 예산에 넣을 것

차를 구매하면 바로 들어가는 것이 자동차세 및 자동차보험료인데 자동차세는 가솔린과 디젤이 2배이상 차이가 난다. 가솔린의 경우 1.6cc 기준 연에 300유로 정도가 들어가고 디젤의 경우 이에더해서 환경분담금으로 약 연 400유로가 들어가는데 이부분을 꼭 유념해서 차값을 생각해야 한다. 비록 디젤이 연비가 더 좋기는 하지만 400유로를 보상받으려면 연 3만키로 이상타야하는 것이 기본인데 유학생들이 그렇게 타고다닐 일이 많지 않다. 또한 보험료는 회사마다 차이가 커서 처음 차를 구매하게되면 600~1000유로사이의 보험료가 들어간다. 자동차번호가 대부분 온라이사이트에 개제되어있고 차번호만 있으면 보험료를 계산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보험료가 들 것인지를 계산해서 차값을 정해야 한다.


4. 시승을 꼭 해볼 것

당연한 얘기지만 이번에 내가 차를 구매하면서 느낀건 차마다, 기종마다 승차감이 많이 다르다는 것이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차라도 그차가 어떤 용도로 만들어졌느냐에 따라 승차감의 차이가 많이난다. 차종도 많고 연식도 다 달라서 때론 시승을 하기가 귀찮을 때가 있지만 적극적으로 시승을 해볼 것을 권한다. 그러면 꼭 맞는 차를 구할 수 있다.


5. 되팔 것을 생각할 것

정착하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2,3년 공부하러 온 사람이라면 차량을 팔 생각을 꼭 해야한다. 그래서 차량을 구매할 경우 이 차가 2, 3년 후에 어느정도 가격으로 내려가는지(감가상각)를 잘 검색하고 사야 나중에 팔때 손해를 덜 본다. 주변의 한 친구는 2년간 차를 탄 후 약 5000유로를 낮춰서 차를 팔았는데 너무 많은 손해를 본것이라 생각이 된다. 기본적으로, 비싼차를 사면 감각상각 폭은 더 많이 나지만, 유학생의 입장에서는 년에 500-1000유로정도 떨어지는 차를 사는 것이 적당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