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에서의 교통수단 - 자전거

집에서 시내까지는 5km, 시내에서 학교까지는 0.5km 정도.

걸어가면 1시간 20분, 자전거로 가면 25분, 버스로 가면 5분정도 걸린다.

도착한 다음날 바로 학교에서 오리엔테이션이 시작했기 때문에 우리는 걸어서 학교를 갔다.

날씨도 좋고~ 주변도 푸르르고~ 강같은 호수의 다리를 건너면서 1시간 20분 정도 즐거움을 만끽하면 걸었다. 

남편 왈, "우리는 유럽의 중심(...?)에 서있는 거야~"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이것저것 볼일을 보고 8시가 되어도 대낮 같아서 돌아다니기 좋았다.

이곳은 버스비가 정말 비싸다.

여러 번을 위한 정액권을 사면 조금 할인이 되고, 학생의 경우에는 반 값정도지만

나는 학생이 아니고, 남편은 아직 Student Card를 발급받지 않았기 때문에 버스는 생각도 못할 노릇이었다.

자전거를 사야 했다~! 당연히 중고로~!

새 자전거는 보통 300~500유로 정도 하고 중고는 50~100유로 한다고 해서 무조건 중고!

길거리의 사람들, 상점에 있는 사람들에게 중고 자전거를 어디서 파는지 물어봐도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여기저기 가르쳐 주었지만 막상 가보면 그냥 이것저것 파는 중고샵이었고 자전거는 없었다.

그리고 이곳 왠만한 상점들은 5~6시 사이에 문을 닫아서 가보지도 못한 곳도 있었다.

사방에 자전거 천지인데 왜 우리는 자전거를 못 사고 있냐고오....

학교 올때 1시간 넘게 걷고..

이곳저곳 볼일 보러 다니고..

자전거 사러 여기저기 다니고..

자전거를 사지 못하고 집에 걸어가는데 다리가 너무 아팠다. 내일은 꼭 살 수 있길...

 

다음 날 학교를 가려고 나섰는데 다리가 너무 쑤셨다. 전날 너무 걸었던 거지..

날보고 안쓰럽게 생각했던 남편은 버스를 타고 가자고 했다.

비싸서 후덜덜 but 다리도 후덜덜...

버스를 탔는데 학교까지도 아닌 시내까지 인당 편도 3.3유로! 한화로 4,400원.

5분정도 밖에 안가는데... 완전 비싸... 둘이 거의 9,000원주고 5분 버스 탔다

이래서 사람들이 버스를 안타는 군아.... 거의 항상 텅텅 비었다 했어....

(여기 버스 탄 저 아주머니들은 진정 브루조아....? 흠..뭔가 할인이 있겠지? 국가 유공자??.흠..)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자전거를 사야 해~!

남편이 전날 학교 홈페이지에서 큰 중고샵을 알아보고 그 곳으로 가 보았다.

유레카~! 나름 큰 중고샵이 있었고 자전거도 있었다. 

중고샵이라서 매일매일 물건이 바뀌는데 우리가 간 날은 자전거가 5대 정도 있었다.

그 중 2대가 괜찮은 것 같아서 눈 여겨 본 후 다른 물건들을 잠시 구경하고 온 사이 어떤 사람이 그 중 한개를 사갔다.

우리는 꼭! 오늘! 반드시! 두대를 사야 했기 때문에 조금 후져 보이는것과 함께 두 대를 샀다.

50유로, 80유로. 가격도 괜찮네~

집에 올때는 자전거를 타고 나름 편하게 왔다. 

오르막도 있어서 잠시 내려서 끌고 올라가야 할때도 있지만 걷는 것과 비교도 안되게 빠르고 편했다.

아 ~행복해~

이곳은 어딜 가나 자전거가 많다. 

수퍼마켓앞, 학교앞, 공공도서관 앞, 식당 앞, 커피숍 앞, 상가 앞...everywhere.

남녀 노소 물론하고 everyone.

버스가 많이 비싸기도 하고, 휘발류 값은 우리나라 비싼 지역과 비슷한 것도 있지만

자전거 길이 너~무 잘되어 있다. 차가 다니는 곳은 물론이고 차들이 못가는 곳까지.

도로 양쪽 옆 한 차선 정도의 넓이로, 차도와는 분리되어 자전거 길이 있고 

횡단 보도는 시내를 제외하고는 신호등이 없어서 자전거와 사람이 지나가면 차들은 무조건 선다.

보행자와 자전거 우선. 그래서 아주 안전하다.

사람들이 자전거를 많이 타고 시내가 아닌 차도들은 한산한 편이라서 매연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우리나라 인구의 1/10, 우리나라 면적의 3배.

우리나라는 수도권 중심에 인구가 많이 몰려살아서 이런 자전거 도로를 만들 땅도 부족하겠지만 있다해도 서로 엄청 치일거다.

물론 시골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조금 있지만 자전거 도로가 따로 있진 않아서 자전거 타기 편치 않고...

사람이 많지 않은 도시나 마을에 이곳과 같은 자전거 타는 문화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는 이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낮이나 밤이나 자전거로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