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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보기/핀란드 일상생활

핀란드에서 집 구매하기 4 – 가격 흥정하기

은행과 주택담보대출 조건을 확정 지은 후 이제 남은 것은 가장 중요한 매매가격 흥정. 매수자는 부동산을 통해 원하는 가격을 집주인에게 먼저 제시해야 한다. 만약 주인이 그 가격이 맘에 들면 받아들이고 아니면 다른 가격을 매수자에게 제시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번 제시한 가격은 구두로 말했더라도 무를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1억을 제시하고 집주인이 받아들인다면 그대로 계약을 진행해야 하고 만약 한쪽에서 이를 취소하고자 할 시 대략 제시한 금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위약금으로 지불해야 한다. 따라서 가격을 제시할 때는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 


하지만 이 가격을 정하는게 정말 쉽지않은 일이었다. 한국의 경우 대부분의 거주 형태가 아파트이고 단지마다 평수마다 주변 시세들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가격을 결정하는데 큰 고민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단독주택이었기 때문에 변수가 상당히 많았는데, 예를 들어 같은 지역에 있는 집들도 건축년도가 상이했고, 건물의 구조, 자재, 리모델링 등으로 가격 편차가 심하게 났다. 


다행히 핀란드도 우리나라 처럼 부동산 실거래가를 알려주는 웹사이트 (http://asuntojen.hintatiedot.fi) 가 있어서 우리가 원하는 지역 주택들의 최근 1년 간의 실거래가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거래된 부동산 매물이 적을 뿐만 아니라 (최근 1년 내 딸랑 3가구) 위에 이야기한 많은 변수들 때문에 이 실거래가만 가지고 가격을 흥정한다는게 사실 큰 의미가 없었다. 


우리 역시 선택한 집의 주변 건물 중 최근에 (가장 저렴하게) 팔린 집 시세에 맞춰서 거래를 시작하려다가 (집 주인도 아니고) 부동산 직원에게 바로 퇴짜를 맞았고, 처음 예상했던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후에야 거래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후 3-4번의 가격협상이 주인과 오갔고 처음 공시된 가격보다는 조금 더 낮은 가격으로 최종 매매가를 확정 지을 수 있었다.


이렇게 가격 흥정을 통해서 매매가가 확정이 되면 가계약서를 작성하고 입주 및 주택점검 시기를 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