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대학 교수 및 연구원 채용 1 - 4단계 모델

이번 포스트에서는 핀란드 대학에서 교수 및 연구원 직장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위해 이곳 핀란드 대학에서 연구원 및 교수로 가는 직업경로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핀란드에는 현재 14개의 국립대학(종합대학)이 있다. 전체 종합대학이 16개라는 점을 생각하면 대부분의 대학이 국립이라고 볼 수 있고, 그만큼 대학들이 비슷한 인사채용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핀란드 대학들은 현재 4단계 직업경로 모델 따르고 있다.

1단계 박사생 연구원

2단계 박사후 연구원

3단계 대학 (독립) 연구원

4단계 교수

이에 따른 영문 호칭은 아래와 같다.

출처: https://www.helsinki.fi/en/university/working-at-the-university/career-opportunities-at-the-university-of-helsinki

또한 이에 연관하여 국가의 펀드(Academy of Finland)도 설정되어있다.

출처: http://www.aka.fi/en/about-us/media/whats-new/2016/four-stage-research-career-model-promotes-excellence-in-research/

이 모델은 전통적인 핀란드식 모델은 아니며 미국 및 유럽연합의 영향을 받아 최근에 받아들여진 모델이다. 아니 더 정확히는 다른 국가와의 학자 간 교류를 위해서 인위적으로 적용된 모델이며 아직도 내부에서는 각 포지션에 레벨을 붙여서 채용하고 있다. 예는 아래와 같다.

박사생 연구원 (L.2-4)

박사후 연구원 (L.5)

대학 연구원 (L.6-7)

교수 (L.8-11)

그래서 핀란드의 채용 공고를 보면 각 포지션별 연봉을 이 레벨에 따라 제시하고 있으며 그 포지션을 부르는 영문이름은 조금씩 다르게 표기되고 있다. 한국으로 치면 대학연구원은 조교수 (L.6)와 부교수 (L.7)에 해당하고 교수(L. 8-11)는 정교수에 해당한다. 하지만 박사후 연구원 (L.5)을 거치지 않고 조교수로 진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조교수와 부교수를 크게 구분하지 않고 레벨별로 채용하는 모습을 봤을 때 핀란드는 현재 전통적인 미국식 채용인사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그 이름을 빌려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각 포지션 별 채용 기간은 3-5년으로 대학마다 다르지만 우리 대학은 그 기간을 각 4년으로 설정해놓고 있다. 

출처: http://www.uef.fi/en/uef/uralla-eteneminen

핀란드 대학의 인사방식에서 특이한 점은 박사후 연구원에서 부교수로 승진할 때 까지는 학교별 내부심사로 진행하고 정교수로 승진할 땐 외부심사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부교수가 될 때 까지는 누락할 확률이 별로 없지만 (정)교수가 되려면 좋은 이력이 있어야 하며 탈락하는 경우도 주위에서 종종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아마도 핀란드 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유럽은 그동안 교수라는 호칭을 잘 부여하지 않았으며 까다로운 절차를 걸쳐 소수에게만 그 호칭을 주었기 때문인 것 같다. 유사한 예를 영국과 독일의 대학 시스템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며 현재 핀란드 교수들의 이력을 봐도 15-20년 정도 연구원이라는 타이틀로 대학에서 근무하다가 바로 (정)교수가 되었던 케이스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특별히 빨리 승진하려고 하지 않고 천천히 이력을 잘 쌓으면서 승진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정)교수가 되야 테뉴어가 되기 때문이다.

핀란드 사람들이 천천히 승진하고자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박사후 연구원에서 교수로 승진해봐야 그렇게 큰 연봉차이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앞서 말했듯 핀란드 대학들은 대부분 국립대학들이고 이 대학들은 모두 연봉을 공개하고 있다. 아래 표는 10년 전에 작성된 표이긴 하지만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Average를 Start로 읽으면 될 것 같다.)

출처: https://www.eui.eu/ProgrammesAndFellowships/AcademicCareersObservatory/AcademicCareersbyCountry/Finland

즉 박사후 연구원 (L5)에서 정교수 (L8)가 되는데 대략 12년이 걸린다고 봤을 때 그 연봉차이가 월 2000유로이고 이것도 핀란드의 높은 세금과 누진세율을 감안하면 아마 실수령액 차이는 월 1000유로 안팍으로 좁혀질 것이다. 때문에 핀란드 인들은 조금더 벌기 위해 빨리 승진하기 보다는 확실하고 안전하게 승진하는 편을 선택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