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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보기/핀란드 박사생활

박사과정 중 논문, 양이 중요한가 질이 중요한가?

최근 같은 과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박사생과 논문 및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이야기의 대부분은 펀딩 및 박사후 과정에 관한 것이었는데 얼마 정도 이야기 하다 그가 조금 학교에 대해서 불평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이유인즉슨, 자기는 박사과정 중 벌써 7개의 논문을 제1저자로 게재하였는데 학교에서는 자기에게 어떤 펀딩 및 포지션도 제안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핀란드 내 학교 또 학과 마다 조금의 다른 기준이 있지만 박사학위을 취득하기 위해서 monograph가 아닌 article-based dissertation을 준비한다면 최소한 3개의 논문이 학회지에 게재되어야 한다. 그래서 학생들은 대부분 3-5개의 논문을 쓰고 졸업을 하게 되는데 그의 말대로 그가 이미 7개의 논문을 게재했다면 박사생 중 정말 좋은 실적에 해당되고 당연히 학교에서 그에게 프로젝트나 박사후 과정을 제안했을 법하다. 하지만 그는 왜 학교의 지원을 받지 못했을까?


문제는 어느 저널에 그의 논문이 게재되었는가에 있었다.


핀란드는 저널을 총 4개의 레벨로 분류한다.


0 = under evaluation; 1 = basic; 2 = leading; 3 = top.


아래 핀란드 저널 순위 사이트에 들어가서 저널의 제목을 입력하면 해당 저널이 어느 레벨에 속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저널 순위는 소위 말하는 SSCI냐 아니냐와는 상관없이 핀란드 학계에서 매기는 점수에 따라 매년 변한다. 물론 IF (impact factor)가 높은 저널이 대부분 상위에 속해있기는 하지만 꼭 그렇지많은 않다.


핀란드 저널 순위


핀란드 대학에서는 특히 박사생들이 높은 레벨의 저널에 투고, 게재하였는지를 중요하게 여기는데 그 이유는 국가에서 각 대학 및 학과에 주는 펀딩이 이 게제된 논문들의 레벨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는 연구원을 뽑을 때 그가 어떤 레벨의 저널에 그동안 논문을 게재했는가를 주로 평가하여 앞으로의 가능성을 판단하다.


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던 박사생의 경우 불행히도 대부분 레벨 0의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였고 몇 편만이 레벨 1에 속해있었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이 학생의 가능성을 아직은 낮게 평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만약 그 학생에게 1편이라도 레벨 2에 속한 논문이 있었더라면 지금 그의 상황이 달랐을 것이라 확신한다.


따라서 핀란드에서의 박사과정을 준비중이거나 혹 박사과정 중에 있다면, 그리고 향후 핀란드 대학에서의 취업을 고민한다면, 논문을 투고하기 전에 이 핀란드 저널 순위를 한번 확인해 보고 결정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