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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보기/핀란드 생각공유

<도서> 핀란드 슬로우 라이프

 

 

핀란드에서 학생으로, 또 직장인으로 약 7년간 거주하면서 겼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핀란드 에세이.

 

핀란드에 관해서 다룬 책들이 대부분 1년 혹은 그것보다 적은 기간 동안 핀란드에 머물면서 겪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그래서 그런지 비슷한 내용들이 반복되는 걸 많이 느낄 수 있었는데, 반면 이 책은 7년이라는 긴 시간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져서 그런지, 외국인으로 살면서 겪었던 실질적이고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이 담겨져 있었. 물론, 이 책 역시 개인적인 경험이기에 객관화 할 수는 없지만 그 안에 펼쳐져 있는 이국적인, 그리고 이상적인 핀란드의 모습에, 핀란드에서의 삶이 한층 더 기대되고 있다.

 

다음은 책에서 인상깊게 읽었던 부분이다.

 

 

핀란드의 회사는 일정 기간 일을 한 직원에게 최대 2년의 '학업 휴가'를 준다. 학업 휴가는 미래를 꿈꾸는 시간을 허락하는 핀란드 성인교육의 중심이다.

 

나는 핀란드인들의 시계에 맞춰 움직이다 보면, 나중에 한국으로 돌아갈 때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빈손으로 돌아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종종 불안함을 느꼈다...'빨리빨리'문화에 익숙해진 채로, 속도를 내는 옆 사람을 보면 더 빨리 달려야만 한다고 불안감을 느끼던 나에게 핀란드 사람들의 '느림'은 다소 어색하게 다가왔다. 천천히 일하는 듯 보이지만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업무 방식을 추구하는 핀란드의 환경에서 나는 느리게 사는 삶과 쉼표의 미학을 깨닫고, 어느덧 나 역시 그것을 즐기며 일할 수 있게 되었다.

 

...핀란드 여성들 중 그 어느 누구에게도 주얼리는 물질적 대상이 아니었다. 그들에게 주얼리란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목걸리' 혹은 '결혼할 때 남편이 선물한 반지'처럼 개개인의 소중한 기억을 연결해주는 매개체일 뿐이었다.

 

남의 시선보다는 자기 개인의 만족을 위해 삶의 질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는 취미 활동이나 여행 등의 소비에 우선 순위를 정한다는 점에서 핀란드 사람들이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는지 엿볼 수 있었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기술만으로 자신의 집이나 사우나를 직접 지었다거나, 혹은 부엌 싱크대를 직접 만들었다는 이들을 핀란드에서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현재 핀란드는 자국민과 유럽연합 시민에게는 무상교육 제도를 유지하고, 유럽연합 시민이 아닌 학생들에게는 소수의 몇몇 학과를 중심으로 한국보다 조금 낮은 학비를 받기 시작했다...교육은 비즈니스가 아니라 서비스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당수의 핀란드 사람들은 유럽연합 시민이 아닌 학생들에게 학비를 받기 시작하면, 뛰어난 외국인 인재들이 핀란드에 오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한다.

 

자녀는 부모의 행동을 모방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하고 공부하는 엄마의 모습은 아이에게는 더없이 훌륭한 교과서가 된다.

 

집에서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많고, 집으로 손님을 초대하는 문화적 특성으로 인해 핀란드는 패션보다도 침구, 커튼 등 홈 인테리어 산업이 발달해왔다.

 

핀란드인들이 생각하는 '럭셔리'란 오래 입어도 새것 같고 특별히 유행을 타지 않는 지속 가능성을 뜻한다.

 

핀란드 사람들은 절대 영어가 모국어인 핀어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영어를 잘해도 번역서가 있으면 번역서를 읽지 원서를 읽지는 않는다.

 

...출산, 교육, 결혼에 대한 경제적 부담감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 가장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