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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보기/핀란드 유학준비

서류준비하면서 - 남편과 나



직장다니랴, 논문쓰랴, 교생준비하랴, 안교준비하랴 바쁜 와중에 핀란드 대학원 지원 준비까지. 

남편이 지난 겨울에 추진하던 것들이다.

한가지에도 엄청 신경쓰이고 두 세가지가 겹치면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렇게 사나'하고 신세한탄을 하는 나에게는 

남편의 그런 모습이 정말 경이로울 수 밖에..


나와 남편의 삶의 방식은 아주 다르다.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삶에 감사하며 소소한 행복들에 만족하는 나.

계획하고, 배우고, 진취적으로 추진하면서 끊임없이 무언가 하는 그.


직장그만두고, 교생한달 갔다오고, 논문 마치고, 핀란드 대학원에 합격했다. 지금 현재의 남편 상황.

항상 주저하지 않고 무언가를 해내는 남편을 보고 가끔 자격지심을 느끼기도 했었다.


하지만 내가 내린 결론, 남편에게 주입시킨 그 결론은 이것이다.

결혼 후에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심성을 가진 나의 내조로 그가 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지..후후


어찌됐든 이렇게 다른 우리지만, 우리는 아주 잘 맞고 유쾌하고 즐겁다.

남편은 어떤지 모르지만 나는 그에게 아주 많은 것을 배우고 있고, 

현실에 안주하고, 너무나 안정적인 나의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이 점점 넓혀지고 있다는 느낌과

새로운 삶, 뚜렷하지 않고,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불안하기 보다는 설레임이 가득한 나를 보면

아마.. 아마.. 나도 원래는 아주 모험적이고 진취적인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내가 남편과 함께 핀란드에 가기 위한 여러가지 까다로운 서류들을 준비해야 하는 것에 번거로운 느낌을 갖는 동시에 

나란 존재에 대해서 다시 실감하게 된다. 내가 그렇지. 하루아침에 변할 수는 없어. 하지만 괜찮다. 천천히 변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