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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보기/핀란드 일상생활

핀란드 병원 이용후기

얼마 전 기침, 고열과 허리통증으로 시내에 있는 학교지정 사설병원에 방문하였다. 대개 핀란드는 직장과 연계된 병원이 있는데 학교직원의 경우 시내에 있는 한개의 지정병원에서 진료를 무료로 볼수있으며 학교와 병원이 맺은 계약의 종류에 따라 해당하는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학생의 경우는 학교 내에서 운영하는 헬쓰센터에서 첫 진료를 받아야 하고 이후 지정병원으로 안내하는 것으로 알고있다.) 일반적으로 첫번째 진료는 일반의나 간호사에게 받게되고 이후 병의 정도에 따라 전문의를 만날 수 있다.


병원을 방문하기 위해 오전에 병원에 전화를 걸었는데 당일 오후에 진료가 가능하다고 하며 진료가 가능한 의사를 한명 지정해 주었다. 나의 경우 발병한지 일주일 정도 지나 증상이 심하지는 않았으나 우리 우량아 까르를 아내가 혼자 감당하기에는 너무 버겁기에 조금이라도 빨리 나아 육아를 도우려고 병원을 방문하기로 했었다.


당일 오후, 병원을 방문하여 의사를 만나니 먼저 내가 가지고 있는 증상들에 대해 묻고 진찰기로 이곳저곳 살펴보았다. 그러더니...


의사: 지금 증상들은 시간이 지나면 다 나을 겁니다...

나: (알지..하지만 조금더 빨리낫기 위해서) 허리 물리치료 같은걸 받을 수 있나요?

의사: 필요없습니다. 그냥 진통제 먹고 평소와 같이 생활하세요.

나: 허리가 아플 땐 쉬어야 하지 않나요?

의사: 아닙니다. 허리염좌의 경우 아파도 누워있는 것보다 평소처럼 움직이는게 좋습니다. 혹시 허리운동하시나요?

나: 아니요. 생각날 때는 하는데 잘 안하게 되요.

의사: 만약 허리가 자주 아프셨으면 운동을 잘 하셨을 텐데 자주 안아프셔서 운동도 소흘한 것 같습니다.

나: (ㅡㅡ;;; 자주 아프라는 소린가?) 기침과 열은요?

의사: 시간이 지나면 나을 겁니다.

나: 약을 안먹어도 되나요?

의사: 안먹어도 됩니다. 꼭 먹고 싶으면 처방은 해드리는데 병을 치료하는데 도움은 안됩니다.

나: 알겠습니다.


사실 병원에 가기 전에는 가서 물리치료도 받고 감기약도 지어 오려고 했었는데 의사말을 듣고는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집으로 와버렸다.


얼마전 몇몇 블로그에서 북유럽의 의료시스템에 대해서 읽어본적이 있다. 우스게 소리로 너무 느려서 결국 스스로 병이 낫거나 아니면 죽거나 한다는...하지만 핀란드는 그정도는 아닌것 같다. 대부분의 직장에서 주변 병원과 연계하여 적당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또 나의 경우 예약을 길게 잡지않고도 빠르게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의사의 진단과 처방하는 방법에는 북유럽 스타일이 있는 것 같다. 약물을 처방하거나 치료행위를 하는대신 집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예방을 강조한다는 것.


그래서 병원이 별로 사람들로 안분비는 지도 모르겠다. 나도 한번 가고 나니 왠만큼 아프지 않으면 별로 갈필요없겠다 싶었다. 가봐야 시간이 지나면 나을거라고 할 것 같아서 ㅎ


내 증상은 의사의 말대로 정말 시간이 지나니 낫기는 나았다. 한달이나 걸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