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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보기/핀란드 석사생활

핀란드 교육대학 수업참관 - 초등과학


가을 학기가 아직 시작되진 않았지만 몇몇 Course work은 8월에도 열렸다.


이번 주에 참관한 수업은 초등학교 예비교사들을 위한 과학교과 course work으로

1.5 학점(ECTS) 짜리 이지만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일주일간 참여해야 하고

마지막 날에는 발표와 시험도 있었다.


물론... 나는 참관인지라...모든 시험과 발표에서 열외!!! 후후후


과목의 이름은 inquiry based learning in science education (과학교육에서 탐구기반학습)이었는데

생물과목과 연관된 교수법 수업이었다.


핀란드의 초등학교 과학교육은 탐구기반의 학습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일단 밖으로 나간다.


탐구하러!



교육대학 수업 역시 많은 시간 밖에서 진행된다.


첫날, 

오전 오리엔테이션도 밖에서 진행되었는데,

40여명의 학생들을 크게 2개 그룹으로 나눴고,

각 그룹에서 약 4명을 1개 조로 정한 후, (한 그룹 당 약 5개 조)

식물명으로 조 이름을 정했다.


이렇게 나뉘어진 조는 서로 만나서 각자를 소개하고

교내에서 조이름으로 정해진 그 식물을 찾아 특징을 관찰한 후 

같은 그룹에 속한 다른 조원들에게 설명하였다.


오후 활동 역시 밖에서 진행되었다.

야외활동 구역은 그룹에 따라 꾸하살로나 레뽀깔리오 숲으로 각기 배정되었는데

다행히 내가 속했던 Kuusi조는 우리 집 근처의 레뽀칼리오 숲으로 당첨!

(그곳은 우리가 겨울에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타는 숲이다.)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설명하고 있는 Sirpa 교수님)







첫날 수업의 목표는 근처에 있는 자연으로 나가서 그곳의 생태계를 관찰/채집하는 것이다.


모두 열심이다.

그러나...

핀란드의 여름 숲에는 모기가 너무 많다. ㅡ.ㅡ;;


둘째날은 채집해온 식물과 토양을 관찰하는 날이다.



토양의 산염도, 통풍, 흡수도, 종류, 크기, 등 을 관찰하여 기록하고

어떤 식물들이 그곳에서 서식하고 있는지를 조사한다.


셋째 날은 또 밖으로 나가는데 학교 주변에 있는 다른 숲으로 간다.


언뜻보면 이 숲이나 저 숲이나 비슷해 보이는데

교수가 지시한 데로 숲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서로 다른 동,식물들이 서식하는

전혀 다른 생태계라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핀란드는 전 국토 면적의 70%가 숲이라 그런지  연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초등학교 때 부터 숲과 익숙해지도록 이렇게 숲에 나가 숲에 대해 교육을 한다.


우리나라도 숲(산)이 70%인 국가인데 

교육은 관연 그 특징에 맞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숲에서 새끼 동물 (동물새끼?)을 한 마리 만났다.

처음엔 고슴도치인 줄 알았는데

무슨 쥐의 한 종류라고 설명해준다.

쥐 치고는 너무 느려서 밟혀 죽을 것 같았음 ㅡ.ㅡ;

고슴도치 정도의 스피드...


너무 추워서 아무것도 못 살것 같은 이곳 핀란드 숲에

너무도 다양한 것들이 살고 있었다.



오후에는 첫째 날 채집해온 곤충을 관찰하는 수업이었다.

냉장고에 보관해두었던 곤충을 꺼내서 구분한 후

노트북과 연결되는 전자 현미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예전 한국에서 교육대학원 수업을 들을 때 기억으로는

구식 광학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보이는 걸 손으로 그리곤 했었는데...


정말 기술의 발전에 감탄!


요즘 한국의 학교 현장에서는 어떤 기기들이 쓰여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전자 현미경을 통해 확대되서 보이는 곤충을 노트북으로 관찰하고 사진으로 찍는 모습)



이렇게 관찰을 한 후 구글닥을 이용하여 온라인에 기록하고

다른 조의 결과와 비교한다.


넷째 날은 수업은 없고 마지막 날에 있을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는 날이다.

나는 언어의 장벽으로 감사히도 그날 휴식!!!


그리고 마지막 날,

오전에는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되고 오후는 시험이다.


프레젠테이션은 우리나라에서 처럼 전체 앞에 서서 발표하는 건 아니고

각조의 조원 중 2명은 자리에 남아서 발표를 하고 

나머지 2명은 다른 숲(꾸하살로)을 방문했던 그룹의 조에 가서 설명을 듣고

두 숲의 특징을 비교하는 시간을 같는 것이다.

그렇게 한 텀이 끝나면 역할을 교대한다.




위의 사진처럼 프레젠테이션 현장은 마치 전시회장 같이 시끌벅적하다.



꾸하살로 숲을 관찰한 조의 발표현장이다.

컴퓨터 양 옆으로 앉아있는 학생들이 발표자고 

뒤통수가 보이는게 우리 조원들이다.

오른쪽의 선생님은 외부에서 오신 현역 생물선생님인데 

이렇게 마지막 발표날엔 외부에서 교사가 와서 참관을 한다.


PPT는 학생들이 하루만에 만들었다고는 믿기지 않게

굉장히 깔끔하게 정리되어있었고

발표 역시 매끄럽고 여유있게 진행했다.



아래 링크는 발표자들이 제작해서 올린 발표자료

(https://sway.com/H3h2DmMpYr4AXlXb)


물론 모든 조가 다 발표를 잘 한 건 아니었다.

몇몇 조를 돌아보니 화면에 글씨만 가득한 조도 있었고

발표내용을 숙지하지 못해 모니터만 계속 보고 하는 조도 있었다.


학교에 학생으로 다닐 땐 몰랐는데

이렇게 제 3자로 수업참관을 하다보니

이런 마지막 발표를 통해 수업에 임하는 학생의 열정과 열심이 

너무도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5일의 참관을 마치며,

언어장벽으로 인해 지난 일주일간의 모든 수업을 완벽히 이해하고 관찰할 수 있었건 아니지만

긴 시간 함께 참여하고 관찰하면서

ICT를 연계한 탐구 중심의 핀란드 과학수업의 강점을 여실히 볼 수 있었다.

또 마지막 발표를 보면서 교사가 되려는 학생들의 열정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수업이 실제 학교현장에서 학생의 수준에 맞게 진행된다면  

학생들에게 얼마나 유익한 시간이 될까...


다름에 기회가 되면 실제 학교현장을 좀 길게 방문해서 

실제 수업이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지 관찰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