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학회에 참석하는 비용을 지원받기 위해 지난학기 학교에 Abroad Grant를 지원하였었고, 운이좋게 Grant에 선정되어 이번 9월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국제학회에서 논문발표를 하는 귀한 경험을 하였다.
이 학회는 2년에 한번 열리는 학회로 초등부터 대학에서의 과학교육 중 특별히 화학교육에 초첨을 맞추어 발표가 진행되는 학회였다. (European Conference on Research in Chemical Education 2016)
학회는 총 4일간 열렸는데 앞뒤로 하루씩 붙여서 6일간 바르셀로나를 다녀오게 되었다.
원래 계획은 아내와 함께 발표겸, 여행겸으로 가려고 했는데 작년에 함께 여행을 다녀온 곳이기도 하고 올 4월 '까르'가 생겨서 부득이하게 나 혼자 다녀오게 되었다.
학회가 열린 곳은 Institut d’Estudis Catalans 라는 곳이 었는데 바르셀로나의 지역언어인 카탈루냐 언어로 각분야의 연구가 진행되는 기관이었다.
장소는 내외부 모두 굉장히 고풍스러웠고 웅장했다.
이번 학회를 포함해서 매년 자연-사회 과학학회가 많이 열리는 곳이라고 했다.
학회 중간중간 커피브레이크가 있으면 이렇게 사람들이 건물 가운데 광장에 모여 인사를 하기도 하고 발표 및 연구에 대해서 질문하기도 했는데 처음 참석한 나에겐 이 자리가 가장 어려운 자리였다. 아는 사람도 (함께 온 교수님 외에는) 없을 뿐더러 내 발표는 거의 마지막 날에 배정되어 있어서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도 없었다. 결국, 내가 먼저 가서 말을 걸어야 했는데, 이상하게도 내가 만나서 인사한 사람들은 다음 날 사라지는 경험을 ㅡ.ㅡ;;; 자기 발표가 끝나면 학회에 잘 참석하지 않고 주변으로 놀러가는 듯 했다. (대부분의 학회가 휴양 및 관광지에서 열리는 이유...?)
하지만 나는 처음 참석한 지라... 4일 내내 귀를 쫑긋 세워서 다른 사람들의 발표를 듣고, 커피브레이크가 되면 그 사람을 찾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날에는 또 새롭게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퓌곤했다...
이렇게 건물 중간중간에 포스터가 전시되어 있었다. 종종 포스터 발표자가 서있기도 해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 설명 없이는 대부분의 포스터의 내용이 너무 압축되어있어서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곳을 서성이는 이유도 바로 사람을 사귀기 위해서 였다. 나의 경우는...
또 세션 중에 이렇게 교수님들이 화학실험을 직접 데모하기도 했는데, 저 교수님 완전 몰입해서 신나게 발표를 하셨던게 인상에 남는다. 천상 과학자 스타일~
그리고 드디어 내 발표!
전날 밤까지 열심히 준비해서 대본없이 발표를 하였다. 발표장소는 예상보다 큰 장소였는데 거의 마지막 날이라 사람들이 많이 오지는 않았다. 그래도 열심히 준비한데로 무사히 발표를 잘 마쳤다. 사람들은 별로 관심없는 듯 했지만 ㅡ.ㅡ^
처음 학회를 참석하면서 알게 된게 많았다.
과학교육을 하는 사람들이 어떤 것에 관심이 있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지, 최근의 교육 및 연구 트렌드는 무엇인지, 발표는 어떻게 하는게 효과적인지, etc.
그 중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내가 무슨 연구를 하고 있는지를 조금 더 명확하게 알 수 있는 기회였다고 해야할까.
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이 학회와 내 연구의 핏이 너무 안 맞았기 때문이다. ㅡ.ㅡ;;;
이 학회는 내 선택이 아닌 교수님의 추천으로 참석하게 되었는데
학회 이름답게 너무도 실질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내용들이 자신들이 어떻게 화학교육을 진행했는지,
그것이 어떤 효과를 냈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하지만 나의 경우 PISA, TIMSS 등의 대규모 국제교육관련 데이타를 통해 과학교육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일에 대한 현상을 파악하는, 어떻게 보면 교육통계 혹은 교육정책과 좀 더 근접한 연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 학회를 통해 내 분야가 어디에 있는지 좀 더 명확해지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비록 학회에서 다루던 내용이 내 흥미를 많이 자극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학회에 내가 참여해야 하는지는 명확히 알게 되었다.
참고로,
교수님도 이 학회가 별로 맘에 안드셨다고 한다. ㅡ.ㅡ;; 근데 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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