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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보기/핀란드 박사생활

첫번째 논문 결과 발표

지난 2월 초 국제학술지에 처음으로 논문을 제출하였었는데 약 3개월 만에 드디어 결과를 받았다.


결과는?

REJECT!!!!


고맙게도 구구절절하게 이유를 써주었는데

결국은 한가지 이유였다.


데이터가 너무 오래되어서 이게 지금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어...미안..


내가 논문에 사용한 데이터는 PISA 2006 자료인데 

이 오래된 데이터를 사용한데는 한가지 계기가 있었다.


처음 핀란드에 왔을 때, 

 질적연구 양적연구가 뭔지도 모르고 왔었다.


한국에서 대학원을 2곳이나 다녔고 

교육대학원에서는 논문까지 작성하고 졸업했는데

질적연구와 양적연구에 대해서 배워본적이 한번도 없었다.

(이곳에 와서 내가 한국에서 쓴 석사논문에 질적연구방법이 사용됐다는 걸 처음 알았다.)


하지만 이곳에서 공부를 해보니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질적연구는 할 상황이 안되었고

또 마침 양적연구방법론에 흥미를 느껴

석사논문에 양적연구방법론을 사용였다.

그리고 그때 사용한 자료가 PISA 2006 자료였는데

데이터를 자세히 살표보니 흥미로운 값들이 많아 

박사 첫 논문도 같은 자료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처음, 논문을 접한 교수님도 이거 너무 오래된 데이터 아니냐고 말씀은 하셨지만

2015년도에도 같은 자료를 사용하여 발표된 논문들이 있으니 

아마도 아직은 괜찮을 거라고 설득하였었다.

(참고로 PISA는 3년 주기로 시행되며 2006년에 과학교육과 관련된 평가가 진행되었고

2015년에도 과학교육과 관련된 평가를 진행하였지만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PISA 2006이 과학교육과 관련하여서는 가장 최근의 자료라고 할 수 있다.)


교수님도 자료가 오래된 거 외에는 내용이 너무 좋다며 

교육학 탑 저널에 지원해 보라고 하셨고

어제 보기 좋게 낙방하였다.


하지만 좋은 결과(?)도 있다.


첫째, 영어가 지적받지 않았다는 점.

논문을 처음 작성하면서 많이 염려했던 점 중 하나는 영어였는데

영어나 문장, 혹은 흐름를 지적한 리뷰어는 한명도 없었다.

교수의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지라 내가 작성한 문장에 결함(?)이 없는지 정확히 확인할 방법이 없었고

아내도 내 논문을 검토하면서 외국인에게 수정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걱정을 하기도 했는데

이번 결과를 통해 영어 자체는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둘째, 연구방법론에 문제가 없었다는 점.

리뷰어 및 에디터가 지적한 내용 중에 연구방법에 관련된 것은 없었다.

내가 사용한 방법론은 구조방적식(Structural Equation Modeling)이라는 양적방법론인데

최근에 교육학 논문에서 활발하게 사용되는 측정방법 중 하나이다.

하지만 우리 학교에서는 이 분야를 전문적으로 하는 교수가 없어서

지난 여름과 겨울 책과 인터넷으로 독학하였었는데...

그러다 보니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아닌지 긴가민가 할 때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 피드백을 통해 내가 익힌 방법론에 문제가 없다는 확인을 받은 것이다.


비록 

논문은 거절되었지만 

이정도면 큰 수확이고 큰 자신감이다.


다음 주 안으로 이번 저널에서 지적받은 점을 수정하고

다른 저널에 빠르게 다시 제출해 봐야겠다.


자료가 더 오래된 것이 되기 전에 ㅎ